청소년들의 고독한 마약 지킴이다

2010.03.0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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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청소년 7~8% 마약 중독'[뉴욕 중앙일보]
뉴비전청소년센터 채왕규 소장
'부모·사회 무관심 탓에 예방 어렵고, 기록 남을까봐 치료기관 이용도 꺼려'
기사입력: 02.11.09 21:38
뉴비전청소년커뮤니티센터 소장 채왕규 목사는 델라웨어밸리 지역 한인 청소년들의 ‘고독한 마약 지킴이’다. 한인 청소년들의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 주고 예방과 갱생을 돕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채 소장은 한인사회의 무관심이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는 “마약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을 살피는 일이 시급한 한인사회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인 부모들은 다른 집 아이들에게나 있는 일로 치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채 소장이 10여년 전 설립한 뉴비전센터는 후원금과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인력으로 청소년 마약 문제를 풀기엔 역부족이다.

더군다나 마약에 찌든 청소년을 상담하고 갱생을 도울 수 있는 마약 전문 상담자도 턱 없이 부족한 데다 동역자 구하기도 힘든 상황. 현재 뉴비전센터는 채왕규 소장과 3명의 스태프,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이끌고 있다.

채 소장은 중고물품 판매센터(스리프트 숍) 수익금으로 청소년 재활 셸터를 운영해 나가고 있다. 또 고졸검정시험(GED)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채 소장은 청소년 대안학교 개설과 교육 캠프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필라 인근 한인 청소년 마약 문제는.

“중·고생 70~80%가 한 번 이상 마약을 경험했으며, 이 가운데 10%는 심각한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 현실은 내 아이가 현재 마약을 하고 있지 않아도 주변 친구나 선후배들과 어울리면서 마약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 마약에 손을 댄 학생들 중 80% 이상은 마리화나에 노출돼 있다.

심각한 문제는 마약에 중독된 학생들의 부모들이 자녀의 마약 치료가 노출되지 않기를 바라지 않고 있으며, 내 아이는 마약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점이다”.

-상담 케이스와 실태는.

“한 달에 3~4건의 상담 전화를 받는다. 이중 전문적인 중독치료가 필요한 학생은 특별 재활원에 보내기도 한다. 뉴비전센터 상담통계를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마약중독(형사건)이 25건, 마약 상담 8건, 마약 수감자 2건 등이다.

이러한 상담 건수는 청소년들의 마약 실태에 비추어 빙산의 일각이다. 이밖에 지난해 11월 6명의 한인 청소년들이 마약 거래를 하다 현장에서 검거돼 현재 수감 중이다.”

-뉴비전센터가 하는 일은.

“청소년 마약 예방에 힘을 쏟고 있으며. 가장 먼저 학부모와 학생과의 상담을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진단, 방안을 함께 찾고 학부모가 취할 바람직한 대처 방법을 제시한다. 때론 전문 치료 기관을 연결한 갱생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마약 중독은 치료가 가능한가.

“물론 가능하다. 미국 사회에서 운영하는 치료센터는 한인 부모가 꺼린다. 그 이유는 치료 기록이 남기 때문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한인사회 풍토에서 마약 치료를 받았다는 기록에 대해 큰 거부감을 가지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마약 중독 치료는 전문가가 필요한 영역이다. 한인이 운영하는 청소년 마약 치료 재활 센터가 있지만 예약자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인사회가 할 일은.

“우선 청소년 자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무관심이 청소년들로 하여금 돌이킬 수 없는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학교 성적이 우수하고, 평상시 문제없고 성실한 아이가 어느 날 마약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뒤늦게 상담 전화를 걸어 오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상담소 운영이 현실적으로 점점 어려운 상황이다. 실행이사 5명과 동포 후원자들이 도와 주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후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인 청소년들의 마약 문제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 시급히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랜트 확보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역부족이다. 청소년 대안학교 마련도 한인사회가 나서야 할 과제다.”

박춘미 기자